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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잡아주는 사이 영화 후기 반란군을 피해 목숨을 부지해야 했던 북한대사와 참사관이 그의 식솔을 거느리고 대한민국 대사관의 문을 두드린다. 반란군도, 정부군도 믿을 수 없는 내전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UN가입을 위해 날선 외교전쟁을 하던 양측에겐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었고, 적대국의 처지를 봐줄 상황이 아니지만 한대사(김윤석)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측을 받아들인다. 양측의 긴장이 채 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스무명의 남북 대사관 식솔들이 남측이 준비한 식탁에 마주 앉는다. 먹을거라고는 삶은 감자와 사발면, 약간의 밥과 반찬이 전부인 식탁. 식욕 앞에서 경계가 풀어진 양측 가족들이 정신없이 식사를 하던 중 한대사의 부인(김소진)이 깻잎을 먹기 위해 젓가락을 깻잎 접시로 가져가자 북측 임대사(허준호)의 부인이 자신의 젓가락으로.. 2021. 11. 14.
왜 그림 그려요? -1 주로 쉬는 시간에 빈 노트나 교과서 구석에 그림을 그렸다. 친구들에 둘러싸여 그림을 그릴 때면 뭔가 주목받는 기분에 우쭐했던 것 같다. 재능의 발견이랄까.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림은 내가 가장 일찍 깨달은 재능이다. 물론 그 수준을 보면 딱히 재능이랄것도 없다. '세기적 재능' 같은 건 결코 아니었다는 말이다. 고만고만한 또래들 사이에서 다소 돋보이는 수준이었달까. 사생대회에서 최우수는 받지 못했고 언제나 우수나 가작 정도의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그림을 감히 '재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살아오면서 그리고 싶은 욕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서는 만화같은 그림을 좋아했다. 잘 그린 그림을 베끼는 것이 일상이었다. 똑같이 그리는게 목표였고 즐거움이었다. 만화 주인공들은 물론이고 타조며 코끼리.. 2021.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