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2

저녁이 있는 삶, 삶이 있는 저녁 퇴근 시간이다. 퇴근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간다는 뜻이다. 당연히 사무직 노동자인 나는 사무실에서 퇴근한다. 경험해보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건설 노동자는 현장에서 퇴근하고 농부는 밭에서 어부는 해변에서 퇴근하겠지. 아무튼 운이 좋은건지 나는 매일 퇴근을 하고 있다. 물론 퇴근은 출근이라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번씩 찾아오기에 (아침마다 수고스럽긴 하지만) 퇴근의 기쁨을 위해 나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출근을 한다. 무슨소리를 하려고 이런 사설을 늘어놓느냐고 하겠지. 이런 얘기다. 누군가 산에 왜 올라가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산이 좋아 오른다고 하겠지만 내가 볼때 좋은 답변은 아닌 것 같다. 산에 오르는 건 내려오기 위해서다. 내려와 잔소리꾼 아내와 말썽많은 아이가 있는 가정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2021. 12. 5.
숨쉬듯 후회 매번 반복한다. 말을 하고 후회하고 생각하고 후회하고 밥을 먹고 후회한다. . 그저 연속적으로 이어지다 문득, 멈춘 발자국 같이 일상을 걷다가 작은 돌뿌리 하나에 걸음을 멈추고 걸어 온 길을 되짚어보는 식이다. 그렇게 맥없이 돌아보고 다시 후회한다. 대체 후회는 뭐란 말인가. 사실 후회는 일종의 독백같은거다. 아무도 평가해주거나 답해주지 않을 시험지에 정답을 기입하고 타인의 시선을 피해 몰래 답을 찾아볼때의 기분이랄까. 어떻게 써 넣었더라도 반드시 후회를 하고야 말테지만, 머리에 종소리가 들릴만큼 명쾌한 답을 알지 못하기에 다시 후회를 하게 되는 식이다. 후회라는 감정은 생리화학적 작용을 거쳐 만들어진 각종 호르몬과 오감이 만들어내는 잔상들이 얼버무려진 무형의 결과물일진대, 왜 우리는 그 작용중의 단 한.. 2021.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