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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2

신의 은총으로 은폐되는 진실 영화 후기 얼마 전, 신년미사를 마치고 군중들과 인사를 나누던 교황이 불같이 화를 내는 장면이 뉴스를 탔다. 교황과 악수하기 위해 늘어선 군중들 사이에서 한 여인이 교황의 손을 무례하게 낚아챘기 때문. 이 모습이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자 교황은 다음 날 사과의 메시지를 냈다. “우리는 자주 인내심을 잃으며 나조차 그렇다. 어제 있었던 나쁜 본보기에 대해 사과한다” 성의를 입고 있지만 알고보면 교황도 나약한 인간이다. 제례를 주관하는 제사장에게 신성을 기대해서는 안될 터. 성직자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질수도 없는 신의 섭리를 대리하는 존재일 뿐이다. 우리는 곧잘 그 사실을 잊곤 한다. 화도내고 실수도 하는 존재지만 교황(사제)이 위대해 보이는 건 법관이 위대해 보이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혁적으.. 2021. 11. 19.
존재를 이탈한 욕망의 파국 영화 후기 돈은 수단이다. 수많은 욕망과 재화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기능하지 않는 이상 돈은 그저 종이조각일 뿐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돈은 정말 수단일 뿐일까? 스스로는 종이 한장의 가치밖에 안되지만 돈은 언제부터인가 다른 모든 사물이 저마다 가지는 가치의 총합을 넘어서는 의미가 되었다. 다르게 말해 세상의 모든 가치를 집약해서 일체화시킨 결과물이 바로 돈이다. 돈은 수단이 아니라 이미 그 자체로 목적이 되었으며 세상 모든 곳에서 동일한 뜻으로 존재함으로써 신과 동급이 되어버렸다. 그래서인지 박해의 벼랑끝에서 신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주었던 초기 교회의 순교자들처럼 삶의 벼랑끝에 내몰린 사람들은 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영화 도 그런 이야기다. . . 지푸라기는 튼튼한 동앗줄을 잡.. 2021.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