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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

달아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이 있다. 영화 후기 가난을 다루는 영화는 대부분 주인공의 처지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레바논에서 실제 난민을 캐스팅해서 촬영했다는 이 대표적이다. 관객은 영화가 보여주는 비참한 현실에 공감하고 그 삶의 한가운데에 내던져진 아이의 처지를 동정한다. 그러나 가난을 다루는 영화는 그 의도와 무관하게 관객들을 '가난의 구경꾼'으로 만들기 쉽다. 관객은 주인공들의 삶에 연민하면서도 한편으로 상대적으로 부유한 자신의 처지에 안도하게 된다. 가난한 주인공이 타자화되는 과정 속에서 가난 역시 현실과 무관한 어떤 추상적 상태로 동결된다. 영화 의 주인공 무니가 사는 매직캐슬은 디즈니랜드가 위치한 올랜도 외곽에 있다. 매직캐슬이라는 과장된 이름과 다르게 무니의 집은 일주일치씩 방값을 내는 모텔이다. 온 몸에 문신을 한 무니.. 2021. 11. 14.
깻잎 잡아주는 사이 영화 후기 반란군을 피해 목숨을 부지해야 했던 북한대사와 참사관이 그의 식솔을 거느리고 대한민국 대사관의 문을 두드린다. 반란군도, 정부군도 믿을 수 없는 내전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UN가입을 위해 날선 외교전쟁을 하던 양측에겐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었고, 적대국의 처지를 봐줄 상황이 아니지만 한대사(김윤석)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측을 받아들인다. 양측의 긴장이 채 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스무명의 남북 대사관 식솔들이 남측이 준비한 식탁에 마주 앉는다. 먹을거라고는 삶은 감자와 사발면, 약간의 밥과 반찬이 전부인 식탁. 식욕 앞에서 경계가 풀어진 양측 가족들이 정신없이 식사를 하던 중 한대사의 부인(김소진)이 깻잎을 먹기 위해 젓가락을 깻잎 접시로 가져가자 북측 임대사(허준호)의 부인이 자신의 젓가락으로.. 2021.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