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단비1 두 남매가 보낸 여름의 기록 영화 후기 영화 에서 주인공 두 남매의 일상을 잡아내는 시선은 지극히 관조적이다. 카메라는 남매의 삶속으로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첫 장면부터 그렇다. 다세대 주택 지하 방에서 잠시 망설이는 옥주를 비추던 카메라는 옥주보다 한 템포 느리게 움직이며 옥주가 떠난 빈 공간의 여운을 잡아낸다. 카메라만 그런 건 아니다. 남매가 아빠를 따라 할아버지네 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왜 고모는 갑자기 짐을 싸서 친정집으로 돌아왔는지 영화는 일일이 알려주지 않는다. 관객은 옥주를 비롯한 가족들의 표정을 읽으며 추측할 뿐이다. 그럼에도 관객은 불편하지 않다.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사연들이겠거니 짐작하면 충분하다. 멀리 물러서서 느릿하게 여운을 주던 카메라가 역동적으로 변할 때가.. 2021. 11.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