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치마를 입은 아이1 단편소설집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서 읽던 소설책을 가져갔다. 빨간치마를 입은 아이라니. 경망한 제목에 표지까지 빨간색이다. 주문을 하고 밥이 나오는 동안 책을 마저 읽는데 순대국밥을 내오던 아르바이트 학생이 표지를 힐끗 쳐다보는 것 같았다. 무언가 가벼운 농이라도 할까 하다가 더 민망해질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마침 식당은 한산했다. 꽤 오랜 걸음을 걸어 식당에 갔던 나는 다 먹지 못할 줄 알면서도 세트메뉴를 시켰다. 소주를 곁들여 순대와 부속고기를 먼저 먹은 후 뜨거운 국밥을 후후 불어가며 식사를 했다. 이어폰으로는 열시간짜리 빌 에반스의 피아노 연주가 계속 흘러나왔다. 의도치 않았지만 산책에 좋아 틀었던 음악이 의외로 순대국밥과도 잘 어울렸다. 혼밥을 할때 이어폰은 어색함을 반감시켜준다. 혼자라도 혼자가 아닌.. 2021. 11. 25. 이전 1 다음